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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꺼인 듯 내 꺼 아닌 

내꺼 같은 너, ‘썸’





최근 ‘쌈, 마이웨이’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아직 사귀지 않는 남녀 사이의 묘한 기류를 일컫는 용어인 ‘썸’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. 사실 ‘썸’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된 지는 꽤 오래된 일이다. 2014년 소유와 정기고가 부른 ‘썸’이라는 노래를 타고 본격화되었으며, 지금은 사귀기 전 단계에 있는 남녀 관계 전반을 아우르는 말이기도 하다. 남녀 관계의 미묘한 심리전이 본격적으로 오가는 ‘썸’의 시기. 이미 일반화되어 있는 이 말을 우리는 이제 돌이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. 사귀는 것 이전에 ‘썸타는 것’ 조차 힘들어하는 청춘들이 여전히 불만을 성토하고 있기에. 




썸, 그 ‘핵꿀잼’의 시기


남녀 사이에 있어 ‘썸타는’ 시기만큼 좋은 때가 있을까. 심증은 있지만 섣불리 확신하지는 못하고, 알고 싶지만 대놓고 물을 수 없어 스리슬쩍 떠보거나 눈치를 살피거나. 이 시기가 길어져 한쪽이 지쳐 떨어지는 ‘쌈’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적당한 썸의 시기를 거쳐 연인이 될 수 있는 결정적 한방이 필요하다. 그것이 말이 되었든, 스킨십이 되었든. 


영화나 드라마 등 각종 콘텐츠에서 앞 다투어 남녀 사이의 알 듯 말 듯한 썸의 시기를 다루는 것도 어쩌면 이 시기가 가장 재미있는 시기이며 가장 풍부한 감정 상태를 보여주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.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피를 말리는 눈치 싸움의 연속과 고구마 백 개는 먹은 듯한 답답함이 목까지 차오르는 때이겠지만,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꿀잼도 이런 꿀잼이 없다. 연인처럼 연락을 주고받고 데이트를 하고 감정을 교류하지만, 또 연인은 아니기에 한발 물어서야 할 때도 있는 썸의 시기. ‘연인’이라는 자격을 두고 벌이는 이 치열한 연애싸움은 ‘선을 긋거나, 선을 넘거나’로 마무리되곤 한다. 




양파 같은 ‘썸타는 이야기’


그렇다면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어떻게 썸을 타고 어떻게 연인이 될까? 드라마는 드라마라고는 하나, 어찌됐든 드라마 역시 현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야기. 상황이나 때에 맞춰 교본으로 삼을만한 ‘썸타는’ 남녀 관계, 한번 들여다볼까?



★ 드라마 속 썸남 썸녀



하나. 너네 빼고 다 아는 썸, ‘쌈, 마이웨이’




출처 : imbc(http://www.imbc.com/)



‘뭐야, 둘만 빼고 다 아네. 쟤네 사귀네!’ 이 드라마의 주인공, 동만과 애라의 이야기다. 학창시절부터 친구였던 두 사람은 여전히 ‘친구’인 관계를 유지하며 별다를 것 없는 인생에 한방을 앞두고 있다. 동만은 애라가 오라고 하면 어디서든 달려가고, 맞거나 억울한 꼴 당하는 거 못 참고 슬프면 괜찮아질 때까지 묵묵하게 옆에 있어준다. 근데 남친 아니고 ‘남사친’이란다. 이것은 애라 역시 마찬가지. 동만이 비글 같은 전여친에 휘둘리는 게 싫고 격투기하며 맞고 다니는 것도 싫다. 근데 여친 아니고 ‘여사친’이란다. 




출처 : imbc(www.imbc.com/)



둘 만 모르고 전 국민은 다 아는 썸을 열렬하게 타는 중인 두 사람의 이야기는 현실적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인기 고공행진 중. 드라마의 흔한 법칙처럼 언젠가는 서로의 마음을 깨닫고 연인으로 거듭나겠지만, 관전 포인트는 이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것이 아닌, 서로의 마음도 모른 채 친구라 우기며 ‘연애질 아닌 연애질’을 하고 있는 썸의 단계이다. 썸이 사람처럼 형체가 있다면 바로 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대로 썸타는 두 사람. 눈치 없는 이들의 이야기는 답답하지만 사랑스럽고, 아슬아슬하지만, 유쾌하다. 




둘. 범인보다 수상한 너네 둘, ‘수상한 파트너’




출처 : SBS(www.sbs.co.kr)



‘가끔은 세상이 끝날 것만 같은 절제절명의 순간에 운명을 사람을 만나곤 한다.’는 드라마의 흔한 공식이 이 젊은 두 남녀를 썸의 관계로 만들었다. 사법연수원에서 만난 남친이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하루아침에 죽은 채로 나타났는데 글쎄 범인이 여자란다. 남자는 또 어떻고. 믿었던 여자친구가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어렵사리 잊고 지냈는데, 웬걸. 뻔뻔하게 나타나 다시 만나잔다. 




출처 : SBS(www.sbs.co.kr)



이 짠내나는 두 남녀가 한 사건으로 만나 티격태격하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전개인지도 모르겠다. 사랑에 배신당했지만, 또 사랑으로 치유받는 우리 청춘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. 이들의 썸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, (아마도 잘 되겠지만) 지켜보는 것이 이 드라마의 매력. ‘츤츤’거리다가 사랑에 빠지는 공식은 여전히 건재하다. 




★ 영화 속 썸남 썸녀



하나. 18년 썸탔으면 많이 탔다! ‘오늘의 연애’




출처 : 네이버영화(movie.naver.com)



남녀 사이에 친구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늘 썸의 시작은 ‘친구’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. 여기 1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썸을 타온 남녀가 있다. 어린 시절 남자가 했던 고백은 없었던 일처럼 묻어두고, 인기가 많아 남자가 넘칠 대로 넘치는 여자는 늘 다른 남자 때문에 운다. 매일 함께 밥 먹고 영화보고 손도 잡고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달려오고 심지어 오피스텔 비번까지 공유하는 사인데 애인은 아니라는 그녀. 이제 뭔가 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. 결정적 한방이 필요한 이들의 썸은 어떻게 될는지. 


아는 맛이 더 무서운 것처럼 뻔하지만, 왠지 궁금한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썸의 끝이 무엇인지 확인해 봐도 좋을 듯하다. 




둘. 오랜 썸이 답답한 것은 만국공통 ‘러브, 로지’




출처 : 네이버영화(movie.naver.com)



이 두 남녀도 무려 12년 동안 썸을 타왔다. 소꿉친구인 두 사람은 고등학교 졸업 파티에 각자 다른 파트와 참석한 이후 꾸준히 엇갈리기를 반복, 관객들에게 고구마 백 개 정도(?)를 물려주고 마는데. 서로에 대한 마음은 늘 상황과 타이밍에 밀려 엇갈리고, 또 꾸준히 엇갈린다. 썸이라는 게 사실 좀 엇갈리고 오해 아닌 오해로 서로의 애간장을 태우는 것이 묘미라고는 하나 12년은 좀 너무했다는 생각은 든다. 현실 속 이야기였다면 아마 누군가는 지쳐 떨어져나갔을 '넘나(?)' 길고 지치는 썸이 아닐 수 없다. 


이 역시 예측 가능한 로맨틱 영화이지만, 두 남녀가 돌고 돌아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관전 포인트! 풋풋함과 설렘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‘제대로 썸타는’ 영화니, 오랜 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참고해도 좋겠다.




셋. 이제는 SNS로도 썸탄다! ‘좋아해줘’




출처 : 네이버영화(movie.naver.com)


짝남(여), 혹은 썸남(여)의 SNS를 몰래 훔쳐봤거나, 훔쳐보다가 실수로 ‘좋아요’를 누르는 바람에 이불 속에서 하이킥 날려본 경험, 다들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. 세 커플이 등장하는 옴니버스식 영화 ‘좋아해줘’는 이 SNS를 통해 시작되는 남녀 간의 썸을 담고 있다. 가히 스마트폰으로 시작해서 스마트폰으로 끝나는 연애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요즘 시대. SNS에 본인의 사연을 올리고 사람을 찾거나, 그 사람을 SNS 제보로 찾아주거나, 좋아하지만 차마 잡지 못하는 여자의 SNS에 좋아요를 계속 누르거나. 영화 속 주인공은 하나 같이 이 SNS를 통해 관심을 표현하고 썸을 탄다. 현대인의 썸타는 과정을 어쩌면 가장 잘 반영한 영화라고도 할 수 있는 대목. 


역으로 생각해보면 상대방의 SNS에 실수(혹은 실수를 가장한 고의로) 좋아요를 눌렀다고 해서 절망하거나 창피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. 우연한 SNS질(?)이 썸을 연애로 바꿔줄 나비효과가 되어 되돌아올지도 모르니 말이다.